주짓수가 재미있는 이유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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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너무나도 재밌는 주짓수

주짓수
주짓수

 주짓수를 시작한 지 벌써 1년 반이 넘었습니다. 주짓수는 화이트 벨트부터 시작하여 블루, 퍼플, 브라운, 블랙 벨트까지 또 각 색의 벨트 사이에는 그랄이라고 하는 등급이 존재하고 4 그랄까지 있습니다. 저는 현재 화이트 3 그랄입니다. 주짓수는 특이하게 승급이 시험을 통해서가 아닌 관장 또는 스승의 판단 하에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더더욱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오래 한 사람도 실력이 늘었다고 판단이 되지 않거나 자주 나오지 않고 훈련을 게을리했다면 화이트 벨트에 머물러 있는 경우도 있고, 얼마 안 된 사람이 재능이 뛰어나고 훈련 또한 열심히 한다면 기간에 비해 더 높은 벨트를 차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짓수의 재미있는 점은 이런 점 외에도 아주 많이 있습니다. 주짓수의 재미있는 점들을 지금부터 몇 가지 다뤄보려고 합니다.

2. 주짓수의 재미있는 점 4가지

 첫째, 주짓수는 몸으로 하는 체스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흥미진진합니다.

 체스나 바둑 같은 두뇌 게임 같은 경우 변수가 창출되는 경우의 수가 무궁무진합니다. 특히 바둑 같은 경우는 돌을 둘 수 있는 곳이 19 X 19 = 361칸뿐인데도 같은 대국이 있을 확률이 0에 가까울 정도로 경우의 수가 엄청납니다. 주짓수도 그런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몸으로 하는 게 뭐 얼마나 경우의 수가 있겠느냐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주짓수를 하고 계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엄청나게 많습니다.

 스파링을 하면서 상대방과 접촉되어 있는 부분에서 상대방의 움직임이 어느 정도 예측이 되고 그것을 읽으면서 내가 여기서 이렇게 하면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을까 하며 서로 수 읽기를 통해 스파링을 이어갑니다. 그러다가 내 움직임을 일부러 페이크를 줘서 상대방을 혼란시켜서 제압하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경우는 그 페이크를 상대가 읽고 피해 가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그 페이크를 읽고 상대가 피할 것이라는 것마저 수를 읽어서 제압하기도 하면서 수가 얽히고 얽혀서 결국 누군가가 그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가게 되는 점이 바둑, 체스와 많이 닮아 있는 것 같아 정말 재미있습니다. 바둑, 체스를 하신 분이라면 분명 재밌으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둘째, 나보다 더 체급이 높은 사람이나 여성의 경우 남성에게 이길 수 있는 무술이라는 점입니다.

 제가 알기로 다른 무술들의 경우 체급이 압도적인 경우 상대가 방심하지 않고서는 웬만해서는 이기기가 힘듭니다. 최근에 유튜브에서 한 유도 영상을 보았는데, 무게가 훨씬 나가는 사람이 체급이 작은 사람에게 업어치기를 제대로 잡혔는데도 넘어가기는커녕 오히려 그 사람을 온몸으로 당겨 뒤집어서 바닥에 박아버리는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무술에서는 이렇게 체급이 압도적인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러나 주짓수는 체급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압도적으로 체급 차이가 나면 힘들 수는 있지만 다른 무술에 비해서는 이길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유튜브에서 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주짓수 여자 블루 벨트와 일반인 또는 초보 남성이 붙는다면 누가 이길까? 하는 영상이 은근히 많으며 조회수도 꽤 높습니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리고 결과는 전부 여자 블루 벨트가 승리한다입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여자 블루 벨트가 이길 수 있는 이유는 아무리 체급이 차이가 나더라도 주짓수는 하체 힘을 이용해 상대방의 중심을 무너뜨리고, 타격으로 극복할 수 없는 체급 차를 관절기를 통해서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체급 차이가 나도 이길 수 있다는 점이 주짓수의 엄청난 장점이자 재미있는 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른 무술 대비 여성 회원이 많습니다.

 셋째, 상대방을 제압할 때 쾌감과 함께 자신감이 엄청나게 솟아오르면서 짜릿합니다.

 저는 최근 들어서 트라이앵글 초크(삼각)를 즐겨 사용합니다. 원래는 기본적인 서브 미션인 기무라나 키 락, 백 초크 같은 것들밖에 쓰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서 트라이앵글 초크에 맛이 들리기 시작해서 즐겨 사용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유리한 포지션으로 가기도 힘들었던 상대들이 대부분이었고, 서브 미션은 거의 못 쓰거나 겨우 한 번 써보는 정도가 끝이었는데 탑 유저였던 제가 가드 유저가 되고, 트라이앵글 초크를 알게 되면서 그런 상대들에게 탭을 받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경험들은 슬럼프를 겪고 있었던 저에게 엄청난 희열을 안겨주었고, 내가 비슷한 실력의 강한 상대에게 탭을 받아낼 수도 있구나 하는 자신감이 차오르면서 전성기가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탭을 꼭 받아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패스하기 힘든 나보다 실력이 높은 사람과 항상 지면서 배우다가도 패스 한 번 하게 되면 탭을 받아내는 것 못지않게 엄청나게 기쁩니다. 항상 나를 쉽게 패스하던 상대가 언젠가부터 나를 잘 패스하지 못하고 스파링이 끝난 후 와서 많이 늘었다고 칭찬해 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모로 내가 발전하는 것을 느끼는 순간 정말 짜릿합니다.

 넷째, 취미를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형성됩니다.

 아무래도 주짓수 자체가 워낙 재미있고 얘기할 거리도 무궁무진하다 보니 주짓수 하는 사람끼리 한 번 주짓수 이야기를 시작하면 끝이 없습니다. 서로 좋은 이야기도 해주고, 장단점도 집어주고, 오늘의 스파링이 어땠으며 뭐가 좋았고 뭐가 아쉬웠더라, 어떤 포지션이 잘 맞겠다 조언도 해주면서 좋은 영향을 주고받고 관계도 더 가까워집니다. 그렇게 가까워진 사람들끼리 같이 밥도 먹고, 놀러 가기도 하고, 대회도 같이 나가고 하면 정말 재밌습니다. 주짓수를 함께한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더더욱 공유한 경험이 많아지기 때문에 가까워지기 더 쉽습니다. 게다가 주짓수 등 무술을 배우는 사람들은 대부분 겸손할 줄 알고 예의를 잘 갖추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좋은 사람들이 포함된 커뮤니티를 얻을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3. 글을 마치며

주짓수
주짓수

 주짓수를 하면서 슬럼프가 올 때도 있지만 발전해가는 제 모습을 볼수록 더 재밌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직 목표인 블랙 벨트까지는 멀었지만, 조금씩 나아가면서 첫 목표인 블루에 도달하기까지 과정도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멀었다고 좌절하고 포기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 재미를 원동력 삼아 끝까지 가보려고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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