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짓수 초보자들이 그만두는 이유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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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도장에 사람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왜 그럴까에 대해서 고민을 해봤는데 물론 일이 바쁘거나 사정이 있어서 못 나오고 있거나 아예 못하게 된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초반 열정에 불타오르다가 급격히 불이 꺼져버린 경우인 것 같습니다. 도장에서 1년 넘게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것을 보다 보니 이제 저에게는 그런 사람들을 구별해낼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런 사람들의 유형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1. 나 초보자치고는 괜찮지 않아? 유형

 대부분의 초반 탈주 닌자들이 이에 해당됩니다. 자신이 이제 시작한 것 치고는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하고 겸손하려 하지 않습니다. 물론 실제로 재능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사람들의 경우 유색 벨트를 한 번씩 맛보고 나면 현실을 깨닫습니다. 초보자가 잘해봤자 아직 화이트일 뿐이라는 것을.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좋지만 자만 이상이 되어버리면 안 됩니다. 그러다가 유색의 벽을 만나거나, 정말 재능 있고 잘하는 화이트를 만나게 되면 자만은 곧 부끄러움이 됩니다.

 그걸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사람은 자책하고 반성하고 다시 시작하면 되지만, 이 유형 중 문제가 되는 것은 표현을 했던 사람들입니다. 실력이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을 무시하고 짓누르거나, 유색 벨트를 보며 저 정도면 내가 이길 수 있다는 말을 뱉거나, 훈수를 두는 게 일상인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몸이 간질간질한 괴물 화이트들이나 유색 벨트 유저들이 그런 모습을 보면 가만있지 않기 때문에, 참 교육을 참 교육을 당하기 마련입니다. 스파링에서 제대로 참 교육을 당하고 나면, 여태 했던 자신들의 행동들이 부끄러워서인지 도장에 잘 안보이더니 결국 안 나오는 경우를 여럿 봤습니다.

2. 이 기술도 저 기술도 다 내 거 유형

 화이트 때는 정신이 없습니다. 온통 처음 보는 기술들이고, 하나하나 마스터하는 데에도 시간이 엄청나게 걸립니다. 그런데 여기서 열정이 너무 과해 모든 기술을 마스터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열정은 좋으나 자신의 의지에 따른 한계도 정확히 알아야 하고, 포기할 것은 포기해야 한다는 것 또한 잘 알아야 할 텐데, 보통 그렇지 않습니다. 열정 과다로 모든 기술을 찍어서 맛을 봅니다. 그리고 모든 기술을 다 마스터하려고 합니다. 음식도 너무 많이 먹으면 영양섭취 과다에 배탈까지 날 수도 있는 것처럼 기술 연습도 하나하나씩 꼭꼭 씹어먹어야 합니다. 

 아무리 관장님이나 다른 고인물들이 알려줘도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앞만 보고 가면서 난 다 먹을 거야 하면서 무리하다 보면 결국 배탈이 나기 마련이고 그렇게 되면 먹을 생각조차 나지 않습니다. 주짓수도 너무 무리해서 많은 것을 익히려고 하면 결국엔 열정이 식고 주짓수에 흥미를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유형의 사람들도 정말 많이 본 것 같습니다.

3. 스파링은 힘들어, 기술 연습만 할래 유형

 이것도 꽤나 있는 유형인데, 스파링을 잘 안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스파링이 힘들다는 것은 인정하겠습니다. 그런데 스파링이 사실 주짓수의 꽃입니다. 스파링으로 상대방과 대련하면서 연습했던 기술을 성공시켜보기도 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있면서도 배우기 때문에 다음번에는 이겨봐야지 하며 열정을 불태우기도 하고, 그 상대에게 이기기까지 하면 주짓수가 얼마나 재미있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스파링을 하지 않는다면 결국 재미가 있을 수가 없습니다. 공부에 비유해보겠습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 시험이 없다고 하면 기분이 어떨 것 같으십니까? 저 같으면 더럽게 재미없을 것 같습니다. 시험을 보고 성적이 나와야 아 역시 공부하길 잘했다든지, 내가 뭘 못했구나, 다음번엔 이 부분을 잘 공부해봐야지 하고 다음 시험을 잘 보기도 하고 해야 공부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는 것인데 시험이 싫다고 안 본다고 하면 재미없습니다. 사실 주짓수에서는 학교에서 꼭 시험을 봐야 하는 것처럼 스파링을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험공부만 열심히 하면 무슨 재미냐고 여쭤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저희 관장님이 착하셔서 사람들한테 스파링을 하라고 막 강요하실 일은 절대 없지만, 저는 그냥 기술 연습 끝나면 앉아서 다른 사람들 스파링 구경하면서 쉬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심한 말일 수도 있지만 한심합니다. 왜 다니나 싶은 마음도 듭니다. 한번 하고 너무 힘들어 쉬는 것은 백번 이해가 됩니다. 아예 안 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4. 다른 운동을 좀 했었거나 주짓수에 발 잠깐 담근 유형

 이 경우가 저는 개인적으로 제일 위험하다고 봅니다. MMA 쪽에서 온 사람, 유도를 하다가 온 사람, 주짓수 조금 했었던 사람 등 다양하게 봤습니다. 이 유형들은 자부심이 마음속 한편에 자리 잡혀 있기 때문에 만만하게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한없이 짓누르고 자신이 올라가는 것을 즐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힘을 너무 강하게 주면서 운동을 하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훨씬 다른 유형에 비해서 큽니다. 이런 유형에게 부상당해서 주짓수를 쉬게 되면 마음이 너무 힘들 것 같습니다. 조심하셔야 합니다.

 특히 유도하다 오신 분들 중에서 심한 케이스들을 많이 봤습니다. 주짓수 초보자들은 스탠드 상태에서 뭔가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서서 대치할 때 뭘 해야 할지도 잘 모르고, 낙법을 할 줄도 모릅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유도했던 사람이 스탠드 기술들을 걸면 부상 위험이 정말 큽니다. 2년 정도 유도를 하다가 오신 분이 있었는데, 기술 연습 시간조차도 힘을 너무 과도하게 주면서 연습에 임했고, 스파링 때는 스탠드에서 상대에 대한 배려 없이 기술을 걸고, 실전인 것처럼 너무 세게 스파링을 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알아서 사람들이 피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참 교육해줄 괴물 화이트나 유색 벨트 유저들이 나타납니다. 저희 도장에 블루 3 그랄 형이 있었는데, 강하게 하는 사람에겐 정말 강하게, 약하게 하는 사람에겐 정말 유하게 스파링을 하는 형이었습니다. 그 형이 참 교육을 해줬습니다. 암바가 제대로 걸렸는데도 탭도 치지 않고 버티려 하자 결국 유도하시는 분은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5. 글을 마치며

 여러 가지 주짓수를 초보자들이 그만두는 이유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유형에 해당하실지 잘 모르겠지만 혹시 내가 위 유형들 중 하나라면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위 유형들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만두기 전에 조언을 해줍시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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