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청소를 시작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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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청소를 하게 된 계기

 27년 살아오면서 청소라고는 한 달에 한두 번 사람 살 곳이 아니다 싶을 때만 가끔 청소해주는 게 다였습니다. 심지어 제 기준 그렇게 더럽지 않으면 한 달이 지나도 안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청소를 할 필요성을 못 느꼈고, 먼지가 많다거나 냄새가 난다면서 불평불만을 말하는 주변 사람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런 부분에서 평균적인 사람들에 비해 매우 둔했고, 잘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청소를 하면 좋다고는 생각했고, 막상 할 때는 제가 또 이상한 부분에선 완벽주의 결벽증이 발동하기 때문에 엄청 깨끗하고 정리도 잘해서 칭찬을 자주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걸 매일 한다거나 2~3일에 한 번 한다는 것은 이전까지의 저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너무 귀찮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제가 바뀌게 된 것은 올해부터였습니다. 우선 여자 친구와 동거를 시작하게 된 것이 제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여자 친구에게 잘 보이고 싶기도 했고, 잘해주고 싶기도 했던 마음에 여자 친구가 외출한 시간에 청소를 해놓고 서프라이즈로 짠하고 보여주며 기뻐하며 칭찬해주는 여자 친구를 보면 청소든 뭐든 해주고 싶은 마음이 더 생겼습니다. 그게 반복되면서 계속 청소를 하게 되어, 버릇으로 자리 잡게 된 것 같습니다.

 또, 당근 마켓을 시작할 때 완벽주의 결벽증이 발동되어 집 안의 그대로 둘 물건과 팔 물건을 각 각 구별해서 정리해놓고 싶었고, 구별해내기 위해서는 청소를 통해 구석구석 박혀 있는 물건까지 꺼내면서 확인하면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판단하여 청소를 해 나가면서 당근 마켓에 물건들을 업로드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일도 바빠지고, 여러 가지 다른 할 일들도 생기고, 주짓수로 인해 평일 저녁엔 시간이 거의 없다 보니 청소 속도가 더뎌 아직까지도 집 청소 및 정리는 진행 중입니다.

 그런 이유들로 청소를 하는 게 버릇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청소가 하고 싶어지는 지경이 이르렀습니다. 시간이 남으면 청소를 하고 싶어 지고, 제 완벽주의 결벽증 덕분인지 청소를 할 때마다 집이 업그레이드가 되어 칭찬을 받으면 더욱더 청소가 재밌어져 갔습니다. 예전에는 청소를 해야 한다 하면 스트레스를 받았던 제가, 이제는 청소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는 사실에 저 또한 매우 놀랐습니다. 청소로 스트레스를 푼다는 말은 헛소리라고 생각해왔었기 때문입니다.

2. 청소를 하면 좋은 점

 청소를 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많지만 청소를 했을 때 좋은 점이 많다는 것은 다들 인지는 하고 있습니다.

 먼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건강에 좋습니다. 한국인의 5명 중 1명은 비염 증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염 유발의 여러 가지 원인 요소 중 대표적인 것은 역시 먼지입니다. 아무래도 청소를 깨끗하게 하면 할수록 먼지가 많이 줄어들고, 환경이 쾌적해진다는 사실은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실제로 저는 이전에 청소를 안 하고 살았을 때 비염이 매우 심했는데, 청소를 자주 하기 시작하다 보니 비염이 많이 나아졌습니다. 물론 완치는 멀었습니다.

 둘째로, 방을 정돈하게 되면서 정신적으로 안정됩니다. 방의 상태는 그 사람의 심리 상태를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습니다. 저도 실제로 어느 날 갑자기 문득 제 방을 봤을 때 엄청 더럽다는 것을 인지했을 때의 저는 스트레스가 많고, 해결하기 힘든 고민이 있거나 우울했던 적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물론 멀쩡한데도 더러운 적도 많습니다). 확실히 깔끔한 방에서 생활을 하고, 잠을 자다 보면 생각들도 잘 정리되고,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파악하기에도 좋습니다. 저는 MBTI를 많이 신뢰하는 편인데요, 저와 같은 ENFP의 인간들은 엄청 허둥대고 둔한 스타일이라서 물건을 잘 잃어버리고 중요한 일들을 까먹는 일이 잦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핸드폰이 어디에 있었는지 까먹는 것은 기본, 어떤 물건을 찾는 데에 시간을 많이 까먹어버리는 일도 많습니다. 청소를 안 하던 제 성향도 물건 찾는 데에 시간을 많이 뺏기는 데에 한몫했습니다. 그러나 청소를 직접 하고, 물건들을 잘 구분하고 분류해서 정리해놓으면 확실히 찾는 물건이 어디 있는지 파악하는 데에 시간이 줄어듭니다. 실제로 청소가 잘 되기 시작한 최근, 웬만한 물건들은 어디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 찾는 물건이 생기면 금방 찾습니다.

3. 청소를 추천하는 대상

 일상이 힘들고 지치는 분들께 우선적으로 청소를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되게 뜬금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퇴근하고 힘들어서 뭔가를 할 일도 없는 사람에게 무슨 청소를 시키느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서 더더욱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최근에는 매일 같이 일을 하고, 야간 근무를 하게 되는 일도 있습니다. 그렇게 힘들수록 확실히 집에 와서는 바로 쉬고 싶고, 옷과 짐들을 대충 던져 놓고 심지어 씻고 자는 것조차 할 힘이 없어 자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분들이 저와 같은 경험을 하셨을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그런 날들이 쌓이면 쌓일수록, 일의 스트레스는 더 하게 되고, 일 다녀와서 정리가 되지 않은 방을 보며 생각은 정리되기 힘들고 정신적으로 흔들리게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단 청소를 하는 것이 그런 스트레스들에서 벗어나기 좋은 것 같습니다. 저처럼 청소가 취미로까지 발전해서 재미있게 청소하며 스트레스까지 풀고, 방까지 깨끗해진다면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같이 사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나눠주고 싶은 분들에게도 추천드립니다. 저 같은 경우 어렸을 때, 청소를 잘 안 해서 고등학교/대학교 기숙사 생활을 할 때, 집에서 가족들과 생활할 때 같이 사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줬던 것 같습니다. 제 몫까지 남들에게 맡기던 책임감 없던 제 모습이 후회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내가 같이 사는 사람들을 위해 청소를 해주기 시작한다면, 그게 가족이거나 친구이거나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그들은 고마워할 것이며, 청소에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고, 당신을 위해 청소를 해줄 때도 생길 것입니다.

 4. 글을 마치며

 청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정말 많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청소가 취미 단계를 거쳐 스트레스를 푸는 수단이 되는 것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어쩌면 그렇게 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못하더라도 청소는 건강을 위해서라도 꼭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청소를 귀찮아하셨더라도 이 글을 읽고 생각이 바뀌셔서 즐겁게 청소를 하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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