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퇴근 후 활동

▶ 영화 리뷰 / 리틀 포레스트

쿠마에몽 2022. 12. 5.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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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소개

 안식처가 필요하다. 무엇인가를 이루었건 이루지 않았건 우리는 일을 하다가 반드시 쉬어야 하는 존재이다. 쉼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익숙함이다.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친구들이 좋은 사람들이 있을 수는 있으나 결국 우리는 자연스레 우리에게 익숙한 환경을 그리워한다.

 

2. 줄거리

 임용시험을 합격하기 위해 혜원은 서울에서 열심히 공부를 한다. 하지만 편의점 도시락으로 식사를 때운다고 해도 그녀의 배고픔은 도무지 해소되지 못한다. 배고픔과 갈증이 더해지고 있는 어느 날 남자 친구 훈이의 합격 소식을 듣는다. 어째서 일까 지금은 가장 가까운 남자 친구의 반가운 소식이 왜 인지 서운함과 아쉬움으로 들린다. 그동안 자신이 정성스레 싸주던 도시락을 달가워하며 받지 않은 것은 왜 또 떠오를까? 결국 혜원은 모든 것을 뒤로하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늦은 시간 자신의 고향집을 방문했을 때, 제일 먼저 한일은 배추를 캐고 밥을 지어해 먹는 일이었다. 그동안 채워지지 않은 허기를 어떻게 견디었는지 모르게 자신의 밥상을 비워 버린다. 배추는 생명력이 오래도록 남아있어서 추운 한겨울에도 뿌리가 살아있어서 우리에게 식량을 제공해 준다.

 반대적으로 편의점 도시락은 가공되어 있다. 배추가 이미 생명력을 잃어서 빨리 쉬어 버린다. 우리는 도시의 삶이 당연히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농사 생활에서 발전된 것이 바로 도시 생활이기 때문이다. 벌레도 없고 돈 만 있으면 언제든지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빠른 것이 좋기만 할까? 어느 순간 모든 음식들에게는 유통기한을 늘이기 위해 제품이 가공되었고 전자파와 스트레스는 당연한 것으로 되어버렸다. 빠른 경쟁을 하는 이유는 바로 돈 때문이다. 더 좋은 것과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무한 경쟁 속으로 뛰어들다 보니 이제는 정신과 몸의 건강을 잃어버리게 된다. 사람은 쉬어야 산다. 뇌도 그렇고 손가락도 발도 모두 쉬어야 한다. 하지만 무한 경쟁 속에서 계속해서 사고해야 하고 계속해서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권력자들이 크게 짜 놓은 판에서 아무리 사고하고 뛰어 봐야 자신의 신분을 바꿀 수 없다. 오히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더 바쁘게만 살려고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무한 경쟁이기 때문에 어느 한계까지 목표지점을 지정하지 못했다. 마라톤은 일정한 구간이 지나 목표 지점이 끝나면 쉴 수가 있다.

 하지만 도심의 삶은 결코 우리를 그대로 내버려 두지 못한다. 혜원의 선택은 옳았다. 살고자 다시 고향으로 갔으며 거기에서 자신이 살아갈 이유를 다시 찾게 되었다. 혜원의 어머니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어머니는 남편의 건강을 위해서 다시 자신의 고향으로 왔지만 이내 그녀가 원하는 안식을 찾기 위해 혜원을 남겨 두고 다시 떠났다. 그런 엄마를 혜원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갑작스럽게 떠난 엄마의 모습은 영화를 보는 내내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과정 중에 다행스럽게도 그녀의 행동이 이해가 간다. 우리는 관성의 법칙처럼 해야 되는 의무가 존재한다. 그 의무를 당연시 여기며 맡아왔지만 어느 순간 자신을 옥죄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의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 버린다면, 그 의무라는 것이 정말 내가 원했고 좋아하는 일들인지 궁극적으로 질문하게 된다. 그 의무는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짓게 된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나는 생계를 위해 일터에 뛰어들었는데 매번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처럼 부자연스러웠다. 다투기 일상이었고 회사 업무에 대한 이해를 하는데 무던히 오래 걸렸다. 매번 돈 벌기 위해 사니까 어쩔 수 없다.”라고 생각만 했다. 책임감과 의무는 시간이 지날수록 쌓여만 가고 그렇게 나는 나 자신을 온전히 잃어만 갔다.

 

3. 결론

 모두가 혜원처럼 자신의 일을 버리고 떠날 수는 없다. 가령 한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님이 있을 수 있고,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 될 수도 있다. 영화의 취지는 당신이 힘들면 떠나라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힘들 때 익숙한 것을 찾아 쉬라는 뜻이다. 내가 하루를 더 일하고 덜 일한다고 하더라도 부자가 되지 못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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