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퇴근 후 활동/영화 리뷰

▶ 영화 리뷰 / 그린북

쿠마에몽 2022. 12. 5.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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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피부색만큼이나 다른 두 사람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여행을 떠났다. 주인공 토니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자신도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 인종차별을 받지만 흑인에게도 그는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스스럼없이 한다. 어느 날 그가 일하고 있던 클럽에서 문제가 생기자 어쩔 수 없이 돈 셜리의 운전기사 일을 하게 된다.

 (그린북 뜻 : 흑인 여행자들을 위해 정보를 기록하고 모은 책)

 처음 설리반은 토니의 거침없는 말투와 행동에 거부 반응을 보인다. 이에 적정한 선을 긋고 행동의 변화를 요구하지만 결코 토니는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토니도 가족 즉 그이 와이프에게는 약한 모습이다. 설리반이 편지 내용을 알려주자 자신의 강인한 표현보다는 설리반의 표현이 훨씬 좋다는 것을 깨닫는다. 역시 남자는 아내에게 약하다. 반대로 설리반에게도 토니는 막대한 영향을 준다. 남들이 생각하던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냐 라는 말에 설리반도 스스로를 옥죄였던 부담감을 벗어던지고 단순하고 쉽게 인생을 살아가고자 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억지로 감동을 전하는 영화라고 치부하였다. 하지만 영화 설정은 억지였을지 몰라도 영화 연출과 내용은 전혀 억지스럽지 않았다. 두 사람의 우정으로 문제 해결을 하는 모습은 절대 없다. 두 사람이 각기 다른 스타일로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하나씩 해결하려는 모습이 있을 뿐이었다. 그 모습에서 우리는 거부감이나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재미와 감동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결코 가벼운 영화는 아니다. 두 사람 나름대로의 깊은 아픔이 있고 괴로움들이 보인다..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 않은 감정 선에서 관객들은 영화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린다.

 영화에서는 다른 것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두 캐릭터를 통해서 보여 준다. 오늘날 우리는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거부하고 상대방을 미워한다. 하지만 이런 캐릭터도 있고 저런 캐릭터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모기가 불편하다고 잠자리만 있다고 해서 자연 생테계가 좋아지는 것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셜리는 가족이 없다. 토니는 그를 초대하게 되고 자연스레 셜리는 긴장하게 된다. 모처럼 마음을 열었던 토니, 그런 그의 가족들에게 차별을 받는다는 것은 더없이 두려운 상황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토니의 아내는 그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똑같은 사람을 대하듯 스스럼없이 안아준다.

 

2. 결론

 예전에는 다르다는 것이 무척 불편했다. 어느 순간이 되었을 때는 그들을 도덕적 기준으로 판단하고 거부 반응 또한 보였다. 실제로 그들은 나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과하게 나는 그들을 거부하고 미워하고 피해 다녔다. 하지만 이런 버릇이 고쳐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에게 꺼려지는 존재가 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명백히 내가 오판하게 된 것이었다. 나의 가정환경이 그렇게 깨끗하고 청결을 우선시하면서 살지는 않았다. 자연스레 그것이 대학생 때도 이어졌는데 상대방에게는 거부감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그들도 나처럼 내가 자신들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정당성으로 나를 거부했을 것이다.

 내가 당해보고 나서야 사람의 환경이 다름으로 인해 나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었다. 미워했던 그 시간들이 너무나 아깝고 허무하게 느껴졌다. 물론 지금도 나와 성향이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명확한 기준은 있다. 그 사람이 선한 의도인가 아닌가를 판단할 뿐이다. 실수를 통해 나에게 피해가 오는 것은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다. 하지만 악한 의도와 잘못된 생각을 통해 피해를 준다면 그것은 분명히 잘 못되었다고 의사표현을 한다.

 백인과 흑인을 다룬 영화는 많이 있다. 하지만 이토록 유쾌하게 인종차별을 다룬 영화는 별로 없다. 영화에서 주는 분명한 메시지는 우리는 너무 심각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자. 그리고 인생을 흑백 논리가 아니라 그럴 수도 있구나로 받아들이면 내가 가장 행복해진다. 생각보다 재밌었지만 또 깊은 내용을 다뤘던 나에게는 아주 인상 깊었던 영화다. 이 영화를 꼭 보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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